스타트업 일기 30

셰릴 샌드버그 2012년 HBS 졸업 축사 전문(Feat. 커리어는 정글짐이다.)

진로 관련해 고민이 있거나 불안해질 때마다 찾게 되는 글. 매번 전문을 찾느라 고생했던 터라 영상 자막을 고대로 옮겼다. 영상과 축사 전문을 아래에 붙여뒀으니 다들 힘들 때마다 여기 와서 읽고 위안을 받아갔으면 한다. 출처는 imseongkang님 블로그에서. 유튜브 영상(로켓에 자리가 있으면 올라타라) 축사 전문 오늘 이 자리, HBS의 뛰어난 교수진과, 자랑스러운 부모님, 참을성 많은 하객 여러분, 그리고 무엇보다 2012년 졸업생 여러분 앞에 서게 되어 영광입니다. 오늘은 마음껏 축하하는 날이어야 하지만, 그럴 수만은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동기를 추모(역주: 바로 전주 주말에 2012년 졸업생 중 한 명인 Nathan G. Bihlmaier가 익사 사고로 숨졌음)하는 여러분들의 마음에 저도 함..

스타트업 일기 2021.11.30

부동산 공부에서 깨달은 사업과 투자의 본질

부동산 투자를 공부하는 중이다. 예전에는 부동산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았다. 잘 모르기도 했을뿐더러 한정된 자원으로 돈 놓고 돈 먹기 아닌가 싶기도 했고, 땅에 소유권을 논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도 있었다. 그런데 공부해보니 본질적으로 사업과 투자라는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다. 사업이건 투자건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한다. 방금 어느 기사에서 청년 창업 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매출이 0원이라는 기사를 봤다. 이게 꿈팔이가 아니면 도대체 뭘까. 얼마 전 창업팀에서 나왔다. 그렇게 바라고 바랐던 첫 창업이었지만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 판에서는 이기는 게임이 될 수 없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업팀을 운영하면서 사업에 성공하는 근본 원리를 깨달았다. 1) 해당 상품이 고객에게 "지속 ..

스타트업 일기 2021.10.16

어중이떠중이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다

어중이 떠중이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번에 시장 조사를 하면서 왜 스타트업 중 1%만 살아남는 것인지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받침되지 않으면 너무나도 무너지기 쉬운 곳이 스타트업 씬이다. 요즘 사람들이 오해 하는 게 창업=스타트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창업이 스타트업은 아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이 주는 멋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스몰 비즈니스 회사들 역시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닌다. 하지만 둘은 확실히 다르다. 뭐가 더 멋지고 좋고의 개념이 아니라 그냥 회사가 돌아가는 근본 원리가 다르다. 스몰 비즈니스와 스타트업은 그 궤를 달리한다. 기존 시장에 진입해 경쟁자들과 싸우면서 선형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다. 스타트업의 정의는 다르다. 애초..

시상식!

우승이라니. 꿈만 같다. 아직 거쳐야 할 산은 험난하기만 하다. 제품 개발에 투자해야하는 시간만 한 세월이다. 데려와야 할 인재는 또 얼마나 많은지. 모든게 처음이고 새롭다 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창업을 준비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창업을 하는 것이라 했다. 똑같을 거다. 개발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개발을 하는 것이고, 사람을 데려오기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데려와보는 것이다. 모든 건 실행에 달렸다.

우승했다....!

E5 최종 우승했다. 세상에나. 당장 디펜스 준비에 논문 쓰느라 정신 없어서 실감이 잘 나지 않다가도 오늘 하루만 세 통 넘게 각기 다른 투자사에서 연락이 올 때면 아, 우승하긴 했구나 싶더라. 주변 사람들이 온종일 기뻐해준 덕분에 힘든 와중에도 에너지가 차오르지만 그와는 별개로 묵직함이 가슴 한 켠에 남는다. 사실 이 판에 뛰어든 모두가 알고 있다.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걸. 나 역시 정확히 알고 있다. 마침표가 아닌 출사표를 던진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보란 듯이 던졌다. 이게 앞으로 날 어떤 길로 인도할 지 알 수 없지만, 오늘 BK가 해준 말을 가슴에 품자. “빠르게, 많이.” 지금은 살면서 손에 꼽을 기회가 찾아온 순간과도 같다. 이 때 노 저어야 한다. 빠르게. 많이.

나는 좋좋소가 싫다

유튜브 이과장 채널에서 방영하는 핫한 웹드라마인 를 이제야 봤다. 아주 재밌게 보고 있지만 마음 한 켠으로는 영 불편한 마음이 든다. 어제서야 창업대회를 끝마치고 나니 이제는 졸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석사 디펜스가 당장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안다. 이게 끝나고 나면, 심지어 지금 당장도 창업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걸.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납기 안에 전달해야 한다는 걸. 이를 해낼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데려오는 걸. 이들이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 불편하다. 나도 정사장 마냥 주먹구구식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썩은 동태 눈으로 다니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고 배우고 성장하자. 내 목적은..

스타트업 일기 2021.06.05

드디어 끝났다

4개월 간 마음을 옥죄어오던 E5가 드디어 끝났다. 발표가 끝나면 오만 생각이 다 들 것만 같았지만 정작 든 건 “쉬고 싶다...”뿐이더라. 겨우 한숨 돌리고 술 한잔 하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지난 9개월 동안 팀원들과 함께 고생해온 나날들. 4번이나 바꾸던 아이템들.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며 시장을 조사하고 매일 불안에 떨며 지새던 밤들. 사이사이에 쓰다말다만 몇십 번을 반복했던 자소서와 기업 지원서들. 사실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거쳐가야 할 산은 또 얼마나 높을까. 건너야 할 강의 깊이는 또 얼마나 깊을까. 하지만 한 가지 확신이 있다면, 매일을 불태우며 살아갈 수 있다는 데 오는 희열감이랄까. 이거 하나로 그리들 회사를 세우고 큰 뜻을 품는 것 같다. 정말 좋은 날이다.

E5 최종 발표 전날

드디어 E5 최종 발표 전날이다. 우리 창업팀의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게 해준, 그리고 우리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알려준 정말 고마운 대회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길이 산더미지만, 매일 100프로를 살아내는 지금 이 행복한 순간을 잊지 말자. 10년 후에 100억을 벌 거니 뭐니 하지만 결국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 모든 걸 쏟아내는 지금은 가장 힘들지만 가장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후회없는 7분을 위해 지난 7개월을 바쳤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아자자!

불안해하고 있다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2주 가까이 잠도 제대로 못잔 채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버텨낸다. 석사 졸업을 앞두고 논문에 발표 자료에 치이는 건 당연사요, 당장 이틀 뒤에 있을 창업경진대회 마지막 발표 역시 가슴을 꽈악 옥죄어 온다. 매일을 쳐내기 바쁘다. 새벽 4-5시가 되어서 일과를 겨우 끝내면 제대로 씻을 새도 없이 허겁지겁 눕는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따위 성찰은 잠잘 시간을 줄이기만 할 뿐이다. 이게 원하던 삶인가. 이런 게 바라던 삶이었나. 공허한 외침이 이따금 마음 한 켠에서 울릴 때가 있다. 무엇을 위해 이리도 허겁지겁 살아가는 것일까 싶은. 도대체 몇 년을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지만 지금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불태우며 살아본 적도 손에 꼽는다. 늘 누군가의 기대에, 바람에 맞춰 행동하지 않았나. 그래..

롤러코스터의 끝과 끝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 스타트업 대표님과 식사 자리가 있었다. 어린 나이에 이미 큰 성공을 거두다 보니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 질문했다. “회사 설립 4년 차에 말도 안되는 성장세를 보이셨잖아요. 회사가 굉장히 잘 커나가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무서워요. 엥? 싶겠지만 대번에 이해됐다. 대표가 맡아야 할 책임의 크기는 회사의 성장세에 비례한다. 회사가 커질수록 먹여 살려야 할 식구의 수는 늘어만 간다. 열기구에 올라타니 어느새 공중에 높이 떠올랐다고 생각해보자. 점점 하늘 높이 떠오르는데 내려갈 방법은 없고 어찌하면 좋을 지 모를 그 느낌. 하지만 반대도 마찬가지다. 해당 스타트업이 2018년도에 현재 우리가 있는 교내 공용 사무실에 입주해있을 때였다. 당시 그 스타트업과 함께 입주해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