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일기/첫 창업 이야기

어중이떠중이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다

Woonys 2021. 6. 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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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이 떠중이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번에 시장 조사를 하면서 왜 스타트업 중 1%만 살아남는 것인지 깨달았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받침되지 않으면 너무나도 무너지기 쉬운 곳이 스타트업 씬이다.

요즘 사람들이 오해 하는 게 창업=스타트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창업이 스타트업은 아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이 주는 멋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스몰 비즈니스 회사들 역시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닌다. 하지만 둘은 확실히 다르다. 뭐가 더 멋지고 좋고의 개념이 아니라 그냥 회사가 돌아가는 근본 원리가 다르다.

스몰 비즈니스와 스타트업은 그 궤를 달리한다. 기존 시장에 진입해 경쟁자들과 싸우면서 선형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다. 스타트업의 정의는 다르다. 애초에 없는 시장을 창출해 빠르게 장악하게끔 초고속 성장하도록 설계된 회사다. 투입해야 하는 인력부터 기술 수준, 무엇보다 시장과 제품 사이의 핏(PMF)을 찾아내야 하는 등 굴러가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그러다 보니 조급함이 생긴다. 당장 인재 채용부터 기술 개발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 우리가 그리는 그림이 10년 뒤에 현실이 된다고 했을 때 미치는 파급력은 스마트폰 이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다만 그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생각해보면 하나하나가 박사급 인력에 가까운 수준이어야 한다. 기술 난이도 역시 이미 연구가 끝난 수준이 아니라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인 단계이다. 이럴 때면 한숨이 나온다. 어중이 떠중이를 만들지 않겠다 말하는 우리도 과연 실력이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혹은, 저렇게 어메이징한 사람들을 데려올 비전은 또 확실한 걸까.

하지만 연구를 하러 모인 게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회사를 세웠다. 앞으로 구현해야 하는 기술 하나하나가 박사 졸업논문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그것만 바라보고 10년을 거는 건 무모한 도박에 가깝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처음 시작하면 주어지는 건 커맨드 센터와 SCV 4기 뿐이다. 언제 배틀크루저를 뽑아야 할지는 염두해야 하나 당장 눈앞에 놓인 건 투 배럭 vs. 원 배럭 더블 커맨드다. 당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늘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배틀크루저를 뽑을 기회라도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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