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8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방법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본질은 벡터량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짜는 바깥에서 자기 자신을 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남들이 보는 나, 세상이 보는 나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더 그럴듯한 사람으로 비칠지, 더 위대한 대표로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러다 보면 세상에 이름난 리더의 모습을 카피하기 시작한다. 제2, 제3의 누군가를 표방한다. 하지만 진짜는 자신에서 출발해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시장을 향해, 고객을 향해, 동료를 향해 움직인다. 이 벡터의 종점은 나 자신에 있지 않고 바깥으로 뻗어있다. 물론 이들도 세계적인 리더의 모습을 모방할 때가 있다. 하지만 시점이 자신에 있는 이상 벡터의 길이를 늘릴지언정 그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 수단으로 활용할 뿐, 목적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좋은 가..

스타트업 일기 2021.05.13

신뢰는 Show&Prove에서 나온다

“사업은 절대 할 생각 마라.” 이전부터 귀가 닳도록 듣던 말이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이요,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도 명절만 되면 나를 옆에 앉혀두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게 가장 좋다고 내내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아마 2년 전이었다. 일단 좋은 직장부터 들어가는 게 어떻겠냐, 정 사업이 하고 싶으면 일단 사회 경험부터 쌓고 해도 늦지 않다, 아니면 취업이 안 돼서 그러는 거냐 등. 답답했다.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실현하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정작 사업을 하는 아버지는 이에 공감해주지 않았다. 아니, 않는다고 생각했다. 확신을 주고 싶었다. 좋은 직장?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장이 유명한 대기업이라면 지금 당장도 들어갈 자신이 있다. 들어가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걸 보..

왜 시작은 반일까?

"시작이 반이다." 고작 한 문장 가지고 저마다 다르게 해석한다. 누구에게는 '시작만 해도 이미 반이나 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긍정 어린 말이다. 다른 이는 시작해봐야 고작 반밖에 못 간다는 자조 어린 메시지로 쓴다. 내게는 어떨까? 딱 반만큼만.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말 그대로 딱 반만큼만 가게 해준다. 시작 버튼은 그런 존재다. 누르지 않으면 절대 그 여정에 뛰어들 수 없지만, 시작 하나 눌렀다고 만사형통도 되지 않는. 그런데 이상하다. 대체 어느 시점을 시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이 글을 언제 쓰기 시작했을까? 글을 기록한 시점은 발행을 누른 시간에 머무른다. 하지만 아무도 발행 시점을 시작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블로그 글쓰기 창에 자판을 처음 누른 순간이 시작일까? 아니면 블로그..

일하기 좋은 직장

1. 어느 날, 나는 관리자 한 명이 6개월 넘게 부하 직원들과 면담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 관리자들을 직접 불러다 놓고 교육까지 시켰는데. CEO의 권위가 고작 이 정도밖에 안되는 것이었나? 3.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해야 할 일'을 지시하기만 했지,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 적이 별로 없었다. 사장의 권위만으로는 그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없는 것이었다. 4. 이 사태는 무엇보다 직원 면담의 중요성을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한 내 불찰이었다. 나는 왜 바쁜 관리자들을 불러 모아서 교육이란 걸 시킨 걸까? 왜 굳이 직원들과 일일이 면담을 하라고 지시한 것일까? 5. 생각이 명료하게 정리되자, 나는 곧장 그 관리자의 상사를 내 사무실로 불렀다. 6. "내가 오늘 회사에 출근..

스타트업 일기 2021.05.01

초기 스타트업이 방황하지 않기 위한 3가지 조언

처음 창업을 고려하면 대개 아이디어부터 시작한다. “이런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MVP를 바로 만들어보려는데 개발자는 어떻게 고용해야 하죠?” “사업 계획서를 신청하려는데 어떤 패키지를 지원하면 좋을까요?” 1. “쓸데없는 짓 하지 마세요.” 아이디어가 맞는지 아닌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종각 뒷골목에 있는 허름한 백반집이 잘되는 걸 보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하면 훨씬 더 잘되겠는데?”라고 떠올렸다고 하자. 정말 그게 문제의 본질일까? 그 백반집이 잘되는 이유가 식당 안에서 욕을 댓바가지로 퍼붓는 할머니 때문인지, 한 번도 안 갈 수 있지만 한 번만 갈 수 없는 맛 때문인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2. “문제로 접근하세요.” 대체 무엇이 이 시장을 가로막는 진짜 병목일까? 처음에..

스타트업 일기 2021.04.25

인생의 지침을 알려준 두 명의 멘토

다음 커리어를 선택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대체 어떤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줄까? 돈? 명예? 실력? 그 어떤 것도 명확한 해답을 줄 수 없었다. 이유를 찾았다. 명확한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원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니 최대한 다 가지려 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갖겠다는 말은 어느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 두 사람이 대답을 줬다. 한 명은 “완벽한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지 말라”라고 했다. 대신에 재밌는 도전으로 가득 채우며 자유를 만끽하라 했다. 처음에는 코웃음을 쳤다. 말이야 쉽지, 대체 어떤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그런데 그 뒤에 나온 단어를 보고서는 말문이 막혔다. 30,000일. 지금 내가..

스타트업 일기 2021.04.23

대기업의 딜레마

“큰 회사와 똑같은 일을 해서는 우리는 이길 수 없다. 기술에 빈틈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대기업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자.” 어느 한 기술 스타트업이 회사 설립식에서 했던 말이다. 어느 회사였을까? 그전에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어떻게 이기는지 살펴보자. 스타트업이 멋지고 똑똑해서 보란 듯이 이기는 드라마 같은 시나리오를 기대했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언제나 전제는 “가능한 한 경쟁을 피할 것”이다. 하지만 재빠르게 시장을 독점할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이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혹은 알고 있어도 도저히 손쓸 수 없거나. 에서는 이를 “이노베이션의 딜레마”라 소개한다. 핵심은 하나다. “우리는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가?” 대기업의 발전 형식은 점진적 이노베이션의 형태를 따른다. 몸집이 큰..

스타트업 일기 2021.04.22

뛰어난 창업가가 되는 방법

“어떤 사람이 창업가가 될 수 있는 걸까?” 창업에 관심을 두고 나서부터 계속 머릿속을 맴돌던 질문이었다. 위대한 사람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그런 성향을 내재하고서 태어나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질문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건 최근에서였다. 창업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창업을 하는 것이다. 이 말장난 같은 차이에 본질이 담겨있다. 창업가는 되는 게 아니다. 문제를 찾고 고뇌하며 해결하고 개선하는 실천 없이는 다가갈 수 없다. 아침마다 팀원들과 조찬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끊임없이 문제를 찾고 토론하고 실행한다. 하지만 어디 쉬운 게 하나 없다. 방향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우리는 또 왜 이리 부족하게만 느껴지는지. 얼마 전에 ..

스타트업 일기 2021.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