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본질은 벡터량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짜는 바깥에서 자기 자신을 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남들이 보는 나, 세상이 보는 나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더 그럴듯한 사람으로 비칠지, 더 위대한 대표로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러다 보면 세상에 이름난 리더의 모습을 카피하기 시작한다. 제2, 제3의 누군가를 표방한다.
하지만 진짜는 자신에서 출발해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시장을 향해, 고객을 향해, 동료를 향해 움직인다. 이 벡터의 종점은 나 자신에 있지 않고 바깥으로 뻗어있다. 물론 이들도 세계적인 리더의 모습을 모방할 때가 있다. 하지만 시점이 자신에 있는 이상 벡터의 길이를 늘릴지언정 그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 수단으로 활용할 뿐, 목적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좋은 가치를 주고 동료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미션이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팀을 꾸리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면서 내가 이렇게도 멍청한 사람이구나 하루에도 수십 번 깨닫는다. 어떻게 이리도 부족한지, 뛰어난 친구들과 함께 갈 수 있을지 매일 부담을 느낀다. 그러다 보면 똑똑한 사람 마냥 연기해야 할지 갈등을 느낄 때도 있다. 못 알아들어도 알아들은 마냥, 혹은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이라도 해야 할 것 마냥.
이럴 때 되새겨야 할 건 진짜 내 모습이다. 나는 왜 이걸 시작했을까. 무엇을 만들고 싶은 걸까. 세상이 보는 나를 생각하지 않고 내가 보는 세상을 그리고 있는가. 내가 그리는 벡터의 모양만 생각하자. 나머지 모든 건 다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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