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일기

당연한 것들은 처음부터 당연한 게 아니었다

Woonys 2021. 5. 1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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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처음부터 당연한 게 아니었다. 원래부터 침대에서 자는 게 당연한 게 아니었다. 무언가를 들고 다니려면 가방을 메는 게 당연한 게 아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스마트폰도 10년 전에는 당연한 게 아니었다. 당연이라는 말은 이데올로기다.

 

당연하지 않던 게 당연해지기까지는 많은 고통을 수반한다. 골프채에서 가장 비거리가 긴 클럽은 드라이버다. 이 비거리를 위해 티타늄부터 시작해 온갖 첨단 소재가 투입된다. 하지만 그건 수백 년 골프 역사에서 고작 50년 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드라이버는 나무로 만드는 게 당연히 여겨졌다. 그래서 드라이버를 비롯해 장타채를 "우드(woods)"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야 나무와 첨단 소재를 놓고 보면 첨단 소재가 비거리, 타구음 등 모든 면에서 첨단 소재가 압살한다. 이것이 처음 나타났을 때도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을까? 최초로 금속제 드라이버를 만든 테일러메이드의 회고록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나있다.

 

"(...) 하지만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처음 금속제 드라이버를 접한 골퍼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수백 년 동안 써오던 나무 드라이버 대신 쇠로 된 것을 쓴다는 게 아무래도 어색하고 못 미더웠기 때문이다. 공을 때릴 때마다 나는 깡통 때리는 듯한 금속성의 타구음도 거부감을 주었다."

 

미래를 보는 사람들에게 현재는 고통일 수밖에 없다. 지금 당연한 것이 미래에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가 그랬다. 당연한 것에 도전한 대가로 15년을 바쳤고 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라운딩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채인 퍼터는 공을 때리는 면이 평면으로 되어있다. 처음에는 공을 띄우기 위해서였다. 옛날 퍼팅그린은 지금처럼 짧지 않아 잔디 위에서 공이 구르는 속도가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다. 공이 받는 저항이 많으니 퍼터는 다른 채들과 마찬가지로 공을 공중에 띄우도록 고안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 당연해졌다. 심지어 지금처럼 공을 띄울 필요가 없는 빠른 그린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그랬으니까. 그래서 지금도 퍼터는 평면이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처럼 빠른 그린에서는 정확성과 직진성을 위해 공을 굴리는 것이 중요하다. 공을 띄우지 않고 굴리기 위해서는 둥근 면으로 때리는 것이 과학적으로 자명하다. 퍼터와 공이 맞는 각도에 상관없이 타점이 항상 일정하게 잡히기 때문이다. 이걸 깨달은 아버지는 한국, 미국 특허를 내고 지금까지 퍼터 제조 사업을 하고 있다. 잘 되냐고? 글쎄. 여전히 깨야 할 벽이 높기만 하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언제 무너질까 노심초사의 연속이다. 말 그대로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으니까.

 

하지만 미래를 보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위안은 한 명씩, 한 명씩 동감하는 이들이 늘어날 때다. "어, 정말이네?" "오, 진짜네요." "와, 왜 이걸 몰랐지?" 한두 명 늘어날 때마다 믿음은 더욱더 굳건해진다. 미래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사례를 만날 때면 힘이 솟는다. 요즘이 그렇다.

 

요즘 핫한 주가를 달리고 계신 세계적인 프로 골퍼 이미향 프로부터 시작해

 

 

 

이역만리에 계신 LPGA 투어프로 Shasta Averyhardt,

 

 

 

얼마 전 협찬 계약한 KLPGA 신보민 프로,

 

 

 

KPGA 박찬규 프로 등,

 

 

 

널리 활약하고 계신 프로 선수들이 우리 제품을 선택할 때, 그리고 수많은 고객이 아직 이름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우리 제품을 구매할 때.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아간다는 건 두렵고 험난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한 번 보면 절대 현재를 살 수 없게 된다. 그 믿음이 현실이 되는 걸 지켜보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이 세상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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