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신간 베스트셀러 열 권보다 방구석 때 묻은 책 한 권이 더 낫다

Woonys 2021. 4. 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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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독을 했다. 여러 가지 일로 어지러운 마음을 추스를 필요가 간절했다. 본질을 상기하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연휴의 시작을 앞두고 어떤 책을 들고 내려갈지 고심했다. 쌓아둔 책 무더기가 보였다. 절반 이상이 한 번도 펴지 않은 것들이다. 골라 집은 건 작년에 읽은 낡은 책 한 권이었다.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겠다는 선택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읽어야 할 책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시대다. 트렌드는 날마다 바뀌고 있다. 책뿐만이 아니다. 새로움을 계속해서 따라가야 할 것만 같다. 지금 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걱정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한 번 봤던 걸 다시 보는 건 사치처럼 느껴진다. 있는 걸 따라가기도 바쁜데 이미 내용이 훤한 걸 왜 굳이 고르나 싶을 수 있다.

 

“나는 내면을 키우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 매일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내면을 단련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놀라운 작용을 한다.” -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는 <왜 일하는가>라는 책에서 일의 본질에 대해 자신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책은 왜 읽어야 할까? 독서는 저자를 빙자한 자신과의 대화다. 저자의 경험을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 내가 없으면 한 글자도 읽히지 않는 게 책이다. 좋은 책은 차고 널렸지만, 지금의 나를 대변해주는 책은 처한 상황마다 특징지어진다. 순간마다 나를 조우하겠다는 본질 앞에서 새 책이 특별하고 재독이 특별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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