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화하기 가장 쉬울 때가 언제일까?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때다. 고3 현역 시절이 그랬다. ‘그냥 원서 쓰면 대학 가는 거 아냐?’ 정도의 안일한 생각으로 원서를 썼다. 물론 어느 정도 자부심도 있었다. 이과 출신이 신방과를 지원하는데 나름 스펙도 괜찮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물론 실제로는 개판이었다. 지금 보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떨어질 수밖에 없던 결과였는데 그 당시에는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데미지가 컸다. 정시까지 다 끝난 뒤, 집에서 몇 날 며칠을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 재수했다. 서울에 올라온 첫날 밤, 스스로 약속 10가지 정도를 작성했다. 대부분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수능 날까지 지킨 건 딱 3가지였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학원가기 단 하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