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일기 33

아주 작은 습관도 무시하지 못한다

사람이 변화하기 가장 쉬울 때가 언제일까?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때다. 고3 현역 시절이 그랬다. ‘그냥 원서 쓰면 대학 가는 거 아냐?’ 정도의 안일한 생각으로 원서를 썼다. 물론 어느 정도 자부심도 있었다. 이과 출신이 신방과를 지원하는데 나름 스펙도 괜찮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물론 실제로는 개판이었다. 지금 보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떨어질 수밖에 없던 결과였는데 그 당시에는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데미지가 컸다. 정시까지 다 끝난 뒤, 집에서 몇 날 며칠을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 재수했다. 서울에 올라온 첫날 밤, 스스로 약속 10가지 정도를 작성했다. 대부분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수능 날까지 지킨 건 딱 3가지였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학원가기 단 하루도..

인사이트 일기 2021.04.20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feat. 중경삼림)

최애 영화가 리마스터링으로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달려갔다. 은 군대 있을 적부터 전역 이후까지 다섯 번은 넘게 본 영화다.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 소설 같은 스토리가 볼 때마다 여운을 줘서 좋아했다. 오랜만에 기대하며 봤으나 이상했다. 옛날에는 또렷이 느꼈던 그 감성이 애매하게 다가온다. 심지어 가장 좋아하는 스토리인 2부를 보던 중에는 졸기까지 했다. 한참 자주 볼 때는 다음 시퀀스에 무슨 장면, 어떤 대사가 나올지 다 알면서도 흥미롭게 봤는데 말이다. 크레딧이 올라오고 나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 이제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꼽을 수 없는 건가 싶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생각해보니 인생 영화가 평생 똑같은 게 더 이상했다. 더 좋은 영화를 만나면 바뀔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나를 일관..

인사이트 일기 2021.04.20

인생에 정답같은 건 없다

정답이 없어지고 있다. 학벌도 좋은 직장도 정답이 되지 못하고 있다. 창업은 그럼 정답인가? 하나의 성공 이면에 가려진 수없이 많은 실패를 보면 그마저도 정답은 아니다. 무엇이 정답이 될 수 있을까? 성공하면 정답이고 망하면 오답인가? 그전에 왜 정답을 찾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정답을 찾는 이유는 불안해서다. 삶이라는 게임은 원 코인 클리어다. 부자라고 코인이 두 개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애써 찾는다. 불안하니까. 물론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번뇌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불안감을 이겨내려할 때다. 어떤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몰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기도한다. 이게 정답이 맞을 거라고 자기 세뇌를 건다. 이 게임에 정답은 없다. 아니, 모두가 다르다. 각자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해 다른 엔..

인사이트 일기 2021.04.19

일잘러가 더 많이 일하고도 칼퇴하는 이유

한가로우면 시간 관리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하루에 일이 한 가지밖에 없으면 어떨까? 당장 해치우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언제 해도 좋다는 말은 지금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동치이다. 여유는 곧 나태를 불러일으킨다. 반면 바쁠수록 시간 관리에 더욱더 철저해질 수밖에 없다. 그때 당장 해야 할 일들이 연속으로 이어지면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가를 수밖에 없어진다. 덜 중요한 것은 상대적으로 퀄리티를 낮추되 빠르게 처리한다. 그렇게 아낀 시간을 중요한 일에 매진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끝낼 수 없게 되니까. 한가할 때보다 바쁜 요즘에 더욱 속도감 있게 일을 처리하고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바쁨의 upp..

인사이트 일기 2021.04.19

자존감은 허상이다

“내 삶의 원동력 중 하나는 불안감이야. 내가 열심히 하려는 이유는 불안하기 싫어서야. 무엇이든 1등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거든. 그런데 나는 내가 이렇다는 걸 잘 알아. 그래서 나는 내가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해. 그런데 사람들은 불안함을 낮은 자존감과 연결시켜 얘기하는 경우가 많잖아. 불안하면 자존감이 낮은 걸까?” 아는 형님과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에 하셨던 말씀이다. 흔히들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할 때 자존감이 낮다고들 말한다. 특히 힘든 상황에서 약해지는 걸 느낄 때면 더욱 그렇다. 자존감은 허상이다. 자존감이라는 말에 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자존감을 측정하는 파라미터 역시 주관적이기 때문에 저 사람은 자존감이 높은지, 내가 자존감이 낮은지 평가한다는 말 자체가 맞지 않다. 자존감..

인사이트 일기 2021.04.19

만인의 스타는 스타가 아니다

최근에 썼던 글을 훑었더니 재밌는 게 보였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보다 반박할 여지가 있는 글을 쓸 때 좋은 반응이 나왔다.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 아닌 새로운 사실일 때, 혹은 사실이 아닌 개인적인 주장일 때 그랬다. 모두에게 좋은 것은 가치가 없다. 이미 흔하기 때문이다. 다이소에서 파는 부류의 제품들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누구나 쓰는 용품들이기에 그렇다. 굳이 다이소에 가지 않아도 마트에서,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리셀가가 몇백, 심지어 몇천에 달하는 한정판 신발은 아무나, 어디에서나 구할 수 없다. 그냥 신발은 모두가 필요하지만, 한정판 신발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차이가 가치를 결정한다. 객관적 자료조차 마찬가지다. 모두가 수긍하는 자료는 가치가 없다..

인사이트 일기 2021.04.19

5년 뒤 내 몸값을 결정하는 3가지 관점

출판사 직원은 많지만, 편집자라는 직함을 바탕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차린 미노와 고스케 같은 사람은 드물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신이 지닌 가치를 레버리지했냐 그렇지 않았냐다. 돈만 레버리지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가진 어떤 자산이든 그것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이 성취를 가져간다. 내 미래가치의 크기는 현재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레버리지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이는 자기의 가치를 갉아 먹기 바쁘다. 마치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쓰는 마냥. 반면 누구는 닭 잡는 칼을 가지고서 어떻게 소를 잡을지 궁리한다. 명을 달리할 수도 있지만 성공하면 닭고기가 아닌 소고기가 보상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레버리지의 크기는 상상력에 달렸다. 위의 예시조차 닭-소 프레임에 갇히면 소를 잡을 수 ..

인사이트 일기 2021.04.19

주체적인 삶은 마이웨이가 아니다

사람에게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타인에서 출발해 나로 향하는 시선이 그 첫 번째다.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부러워한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열등감은 인간이 가지는 본질 중 하나다. 좋은 자극을 주는 외재적 동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잘난 타인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 나는 남이 만든 잣대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좋은 직장, 좋은 차, 좋은 시계. 이런 자극에 따라가면 나는 그들의 기준에 맞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심지어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그 기준으로. 그런데 자기 자신에서 출발해 타인으로 가는 시선도 있다.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할 때 흥미를 느끼는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등 외부의 자극을 똑같이 받아도 나의 관점을 잃지 않고 반응한다. 지나간 날에 얽매이지 않고 다가..

인사이트 일기 2021.04.19

원하는 대로 살고 싶다면 자본에 돈을 내어줘라

틈틈이 회계를 배우는데 재미난 구석이 많다. 얼마 전에는 지출에 대해 배웠다. 가지고 있는 유형자산을 유지 혹은 개선하기 위해서는 지출이 들어간다. 이 지출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예컨대 내가 5층짜리 빌라를 갖고 있다고 하자. 물론 엘베 따위는 없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빌라는 낡게 된다. 외부 도색이 벗겨짐은 기본이요, 유리창도 이따금 깨지지 않겠나. 구매할 당시의 상태보다 자산의 성능은 떨어지게 된다. 그럼 세입자들이 올까? 멀쩡해도 올까 말까인데. 수리할 수밖에 없다. 새로 사들일 당시보다 떨어진 성능을 당초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쓰는 지출은 수익적 지출에 해당한다. 이 수익적 지출은 비용처리 방식으로 장부상에 기록한다. 쉽게 말해 그냥 내 주머니에서 돈 고대로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사이트 일기 2021.04.19

부자의 정의

“어떤 사람이 부자일까?” 우리는 흔히 부자를 “돈이 많은 사람”으로 정의한다. 굴리는 자산이 최소 몇십, 몇백억부터 시작하는 사람들. 이들은 부자일까? 사람마다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열에 여덟은 동의할 것이다. 왜 열에 여덟일까? 분명 우리가 내린 정의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나? 그런데 이견이 있다는 건 두 가지다. 그 돈을 많다고 여기지 않거나 혹은 정의 자체를 부정하거나. 그럼 얼마만큼의 돈을 가져야 부자일까? 아니면 돈으로 정의하는 자체가 틀린 것일까? 부란 무엇일지부터 생각해보자. 모두 부자가 되고 싶지만 정작 부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이 생각하는 부자의 정의는 무엇인가? 내게는 “시도에 제약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철학이지 보..

인사이트 일기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