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상사가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음 주까지 보고서를 써오라고 했다고 치자. 아니 무슨 질문을 이따위로 던지나 어이없어 환장할 노릇이지만 어떻게든 결과물을 내야 한다. 어떤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정답은 없으니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문제부터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질문에서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다.
1) 스타트업
2) 대기업
3) 이긴다
우리는 어떤 기업을 스타트업으로 정의할까? 대기업은? 법적인 정의가 있을 것이지만 꼭 거기에 갇혀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긴다’는 어떨까? 역시 여러 가지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매출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1) 해당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을 더 많이 가져간다. 2) 매출 증가율을 앞지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제까지 달성할 것인지 기간에 대한 논의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당장 6개월 뒤인지 아니면 3년에서 5년까지의 중장기 전략인지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위의 질문을 다시 정의할 수 있겠다.
“종업원 50인 미만의 IT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종업원 500명 이상의 동종 업계 대기업을 5년 안에 매출 점유율에서 앞지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가 이 질문을 던질까? 상사도 자기가 궁금하다고 이렇게 보고서까지 작성하라고 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타트업이야 당연히 궁금할 테다. 대기업은 어떨까? 정부는? 그렇다면 이해관계자를 기준으로 저 질문에 대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겠다. 스타트업 관점에서는 기업이 지닌 비전과 미션을 이루기 위해서일 테다.
대기업은 어떨까? 대기업은 경쟁 상대인데 스타트업이 이기기를 바랄까? 그럴 수 있다. 그 회사에 투자하거나 혹은 사버리기 위해서. 종국에는 시장 전체 파이를 늘리고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유지하는 것이 대기업의 목적일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있겠다. 혹은 스타트업 구직자 관점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내가 가려는 회사가 대기업보다 우위를 점하면 안 좋아할 구직자가 어디 있겠나.
기업이 처하는 문제는 날이 갈수록 모호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쪼개고 분석하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보고서 자체에 매몰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처한 상황을 치밀하게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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