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상품을 구매할 때 주문량이 많을수록 단가가 싸질까? 이전부터 궁금했던 문제였다. ‘많이 팔수록 생산자가 이득을 많이 보니까 가격을 조금 내려도 괜찮은 구조이지 않을까’라고만 막연하게 답을 내렸다. 그게 아니었다. 사장 인심이 후해서가 아니라 사업 구조 자체가 그렇게 짜여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가격은 세 가지로 구성된다.
1. 원자재
2. 인건비
3. 감가상각비(각종 기기를 비롯해 토지 등 제반 비용)
주문량이 증가할수록 원자재 비용은 비례해서 상승한다. 콜라 20,000개를 만들 때 들어가는 설탕의 양은 10,000개를 만들 때의 2배이다. 하지만 노동 비용과 감가상각비는 극단적인 케이스 (노동자 혹은 기계가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추가 고용/구매하지 않는 이상)를 제외하면 비용이 주문량에 비례해서 상승하지 않는다. 고객한테서 주문량이 2배 늘어났다고 직원 월급이 2배로 늘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더 일을 할 뿐이다. 이와 같은 고정비는 역치를 넘어서면 증가하는 계단 형식에 가깝다. 따라서 개당 원가는 물량이 많아질수록 당연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회계가 기업의 언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겠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혹은 자신이 회사를 굴리고 싶다면 적어도 기본적인 회계 지식은 공부해야 한다. 감가상각을 자산 가치의 감소로 해석하지 않는 것부터도 그렇고 새로움의 연속이다. 하지만 반대로 기업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이것만큼 재미없는 게 있을까 싶다. 예전에 한 학교에서는 회계원리를 교양필수로 채택했다 들었다. 이걸 스무 살 때 들었으면 무조건 던졌다. 뭐든 관심이 있어야 손이 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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