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일기

네카라쿠배당토 시니어 개발자가 전해주는 2가지 교훈

Woonys 2022. 5. 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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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형과 저녁 먹으면서 전해 들은 교훈. 네카라쿠배당토 중 한 곳의 시니어 개발자를 만나고 얻은 교훈이라며 전해줬는데 꽤나 울림이 있었다.

 

1. 자발적인 참여는 곧 신뢰 자산으로 누적

 

회사 내에서 이례적인 횟수로 이 달의 개발자(?) 비슷한 상을 받았다고 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냐 물었더니 자발적으로 발 벗고 나선 덕분이었다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보이면 그게 어디가 됐던 간에 나서서 도와주고 오셨다고 했다. 자기 셀, 자기 팀이 아니더라도. 심지어 그 일이 자기와 전혀 무관함에도. 왜 그랬을까?

 

저 과정에서 쌓인 신뢰가 곧 자기의 자산이 된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이상, 어느 회사가 자신의 평생 직장이 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만무하다. 그런 상황에서 저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적을까? 오히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을까? 작게 가려면 나만 잘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크게 가려면 내가 잘하는 건 디폴트고 다른 사람이 잘되게 해야 한다.

 

심지어 이 분은 실력이 출중하신데도 회사 바깥으로 스터디에 열심히 참여하신다고 하더라. 굳이 스터디를 참여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왜 스터디를 하냐 물었더니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회사 내 동료들이 워낙 대단해서. 자기도 짬바가 없잖다만 자기보다 훨씬 연차가 높은 사람들이 훨씬 더 가파른 러닝 커브를 갖고서 미친듯이 공부하는 걸 보면 절대 가만있을 수가 없다고 하더라.

 

근데 두 번째가 더 인상적이었다. 채용을 위해서라고 했다. 같이 공부하다 보면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한테 자기네 회사로 이직/취업 권유를 한다고 했다. 회사에서 시켜서 하는 거냐?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다. 아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굳이 채용까지 신경쓰냐? 물었더니 단기적인 뷰로 봤을 때는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입사하면 자기한테도 보너스가 들어오니 안할 수가 없다는 게 첫 번째였다. 두 번째가 이례적이었는데, 자기가 갖고 있는 지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자기가 봤을 때도 뛰어난 사람이라면 우리 회사에 와서 회사 가치를 높여줄 게 분명하니, 자기의 자산 가치 역시 덩달아 상승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더라. 그 밑에는 회사의 성장에 대한 강건한 믿음 역시 자리했다.

 

얼굴도, 이름도 전혀 모른 채 제3자로부터 전해듣기만 들었는데도 "이 사람은 진짜 크게 될 사람이구나" 대번에 느낌이 왔다.

 

2. 기술보다 비즈니스 임팩트, 하지만 실력은 기본 중에 기본

 

그 기술이 좋다고? 그래서 임팩트 얼마나 냈는데?

 

이 문화가 그 회사에 확고하게 자리잡혀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듣자마자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구나"가 첫 번째. 여러 아티클(이 글도 도움이 됐다)을 읽으면서 점점 확고하게 드는 생각인데, 개발자는 근본적으로 비즈니스맨이어야 한다. 고객에게 가치를 주지 못한 채 기술만 좋은 프로덕트는 말짱 꽝이다. 아니, 애초에 아무 가치도 주지 못하는 프로덕트한테 "좋다"라는 말을 붙이는 것부터가 모순이지 않나. 가만 보면 대략 3년차 정도 되는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면 기술에 대한 딥다이브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듣는데, 물론 이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기에 절대 과몰입해서는 안된다는 것. 기술에 과몰입하면 내가 이전에 신소재공학과에서 그렇게도 경멸하던 엔지니어와 내가 다를 바가 없어진다. 대체 누가 원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위에서 내려온 스펙을 어떻게든 맞추기 급급한 개발자가 되고 싶지 않다. 그게 싫어서 이 판에 뛰어든 건데.

 

하지만 두 번째는 "저 말을 하기 전에 기본적인 실력이 없으면 안된다는 반성"이었다. 기술에 대한 기본 베이스 없이 비즈니스 임팩트 운운하는 건 기술만 드립다 파는 것보다 더 추한 일이다. 근본 실력이 항상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술보다 비즈니스 임팩트가 더 중요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거다. 아니, 사실상 비즈니스 임팩트를 고려해서 최적의 기술 스택을 고려하는 게 찐 실력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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