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일기/첫 창업 이야기 12

신뢰는 Show&Prove에서 나온다

“사업은 절대 할 생각 마라.” 이전부터 귀가 닳도록 듣던 말이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이요, 심지어 할머니 할아버지도 명절만 되면 나를 옆에 앉혀두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게 가장 좋다고 내내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아마 2년 전이었다. 일단 좋은 직장부터 들어가는 게 어떻겠냐, 정 사업이 하고 싶으면 일단 사회 경험부터 쌓고 해도 늦지 않다, 아니면 취업이 안 돼서 그러는 거냐 등. 답답했다.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실현하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정작 사업을 하는 아버지는 이에 공감해주지 않았다. 아니, 않는다고 생각했다. 확신을 주고 싶었다. 좋은 직장?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장이 유명한 대기업이라면 지금 당장도 들어갈 자신이 있다. 들어가지 못해서가 아니라는 걸 보..

왜 시작은 반일까?

"시작이 반이다." 고작 한 문장 가지고 저마다 다르게 해석한다. 누구에게는 '시작만 해도 이미 반이나 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긍정 어린 말이다. 다른 이는 시작해봐야 고작 반밖에 못 간다는 자조 어린 메시지로 쓴다. 내게는 어떨까? 딱 반만큼만.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말 그대로 딱 반만큼만 가게 해준다. 시작 버튼은 그런 존재다. 누르지 않으면 절대 그 여정에 뛰어들 수 없지만, 시작 하나 눌렀다고 만사형통도 되지 않는. 그런데 이상하다. 대체 어느 시점을 시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이 글을 언제 쓰기 시작했을까? 글을 기록한 시점은 발행을 누른 시간에 머무른다. 하지만 아무도 발행 시점을 시작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블로그 글쓰기 창에 자판을 처음 누른 순간이 시작일까? 아니면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