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새로 나온 맥북 에어 M1을 샀다. 새로 나왔다고 말하기도 뭣한 게 출시한 지 6개월이 넘었다. 그간 고민을 거듭했다. 이유는 많았다. 지금 필요한 게 맞는지, 지금 수준에 너무 비싼 건 아닌지. 무엇보다 새로운 운영체제에 적응하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작 3일밖에 쓰지 않았는데도 신세계 그 자체”다. 아이패드를 처음 쓸 때도 이렇게나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는 PC와 맥을 아예 다른 기기로 분류한다고 하던데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이해가 갈 정도다.
교훈도 덤으로 같이 왔다. 첫째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다”다. 맥을 사기 전부터 사게 되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불편할지 빠삭하게 알아봤다. 대강 감이 왔지만, 막상 써보니 실제 경험과는 천지 차이였다.
직접 발품 팔아 얻은 결과만이 확신의 근거가 된다. 시장 조사를 한다고 하자. 구글링만 백번 천번 하면 뭐하나.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경쟁사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레드오션이니 다른 곳에서 블루오션을 찾으려 한다. 반대로 아무 데이터도 나오지 않으면 시장이 없으니 가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접는다. 최종적으로 확신을 주는 건 내가 찾은 데이터 뿐이다. 마이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
두 번째는 “늘 배우는 사람이 되어라”다. 맥을 써보면서 이런 세계가 있다는 걸 알고 기분이 미묘해졌다. 지금에서야 깨달은 게 안타까워서. 지금이라도 안 것에 감사해서. 수많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배움을 선택했기에 얻은 결실이다. 최근에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공부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로그래밍이 이렇게 재밌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나 싶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때는 기능 하나하나가 왜 필요한지, 어떤 식으로 쓰일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반면에 알고리즘을 풀면서는 현실에서의 문제를 추상화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각 요소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게 되니 이게 어떤 의미인지 감이 왔다.
첫째와 같은 맥락이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항상 새로운 것에 열려있어야 한다. 배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결론: 맥북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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