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 상반기는 밤샐 일이 많아서 해가 뜨고서야 퇴근하는 빈도가 잦았다. 집에 가는 길이면 늘 갸우뚱하게 만드는 생각이 하나 있었는데, "왜 해가 질 즈음과 동이 틀 즈음의 분위기는 다를까?"였다. 사실 시간만 반대일 뿐이지, 다른 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 길에 지나가는 사람이나 차의 대수, 혹은 문을 연 상점 수의 차이 정도가 있겠지만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건 하늘이었기 때문에 - 이렇게까지 차이가 크게 날까? 싶었다. 그저 감성의 차이인가 싶기도 했고. 얼마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운동하러 가는 길에 해가 지는 반대 방향의 하늘을 보면서 똑같은 생각에 잠기던 중, 미처 생각지 못했던 큰 변수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이 달랐구나." 다른 건 같았을지언정 빛의 방향이 달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