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2

회사를 졸업한다고?

“이 회사에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뭐예요?” 팀 리드에게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다. 우스갯소리로 나온 얘기였지만 쉽게 넘어가지 못했다. 팀에 합류할 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반면 여기서 무엇을 이룰 것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목표라는 건 다시 말해 그것을 성취하고 나면 더 이상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언제 이 회사를 떠날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귀결됐다. 우리는 언제 퇴사를 고민할까? 흔히들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거나, 망할 징조가 보인다거나, 중요한 직책을 맡지 못한다거나(승진에서 누락되거나) 할 때 떠나는 걸 고심한다. 그런데 이런 건 목표가 될 수 없다. 생각해보니 이전까지 몸담았던 대학원에서의 졸업과 회사에서의 퇴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

인사이트 일기 2022.11.13

전문가는 허상이다

조교 일로 성적을 산출하는데 인공지능을 적용해보라는 교수님 말씀에 어찌어찌 공부해서 해결했다. 시작 전만 해도 쫄았다. “하, 이걸 또 어떻게 하나..” 오늘 밤까지 해결해야 했어서 더 문제였다. 다행히 간단한 수준이라 잘 마무리했다. 연구도 이런 식이다. 큰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에 자잘한 문제들이 펼쳐져 있다. 문제는 어떤 문제가 도사릴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걸 풀다 보면 뜬금없이 저걸 풀어야 한다. 때로는 원래 하던 것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을 건드릴 때도 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다. 20대부터 전문성을 갖춘다거나 그를 추구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연구를 본업으로 삼다 보니 박사과정에 계신 분들을 많이 본다. 박사라 하면 굉장한 지식과 실력을 겸비한 ..

인사이트 일기 2021.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