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재독을 했다. 여러 가지 일로 어지러운 마음을 추스를 필요가 간절했다. 본질을 상기하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연휴의 시작을 앞두고 어떤 책을 들고 내려갈지 고심했다. 쌓아둔 책 무더기가 보였다. 절반 이상이 한 번도 펴지 않은 것들이다. 골라 집은 건 작년에 읽은 낡은 책 한 권이었다.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겠다는 선택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읽어야 할 책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시대다. 트렌드는 날마다 바뀌고 있다. 책뿐만이 아니다. 새로움을 계속해서 따라가야 할 것만 같다. 지금 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걱정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한 번 봤던 걸 다시 보는 건 사치처럼 느껴진다. 있는 걸 따라가기도 바쁜데 이미 내용이 훤한 걸 왜 굳이 고르나 싶을 수 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