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게임
ChatGPT가 계속 난리다. Netflix가 3.5 년, Instagram이 2.5 개월에 찍은 100만 사용자라는 지표가 우습게도 5일 만에 깨졌다.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직군인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가득하다. 언제 대체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만연하다. 코드도 다 짜주고, 심지어 아키텍처까지 구상해준다. 우리한테 남은 건 무엇일까 싶다.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인간 대 AI 싸움이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질 수밖에 없다. 아예 안 되는 것과 되는데 아직 별로인 건 완전히 다른 게임이기 때문이다. 승리의 본질이 시간이라면 언제냐의 관점이지 되냐 안 되냐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 간의 게임이라면 어떨까. 사람이 20층 높이에서 떨어졌을 때 죽는 건 우주의 공식이기에 깰 수 없다. 하지만 낙하산을 만들어서 스포츠로 바꿔버리면 물리를 이길 수 있다. 구글이 만 명 자르는 와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력은 AI 팀뿐이었다.
늘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한다. 아직 아니라며 애써 불안감을 무시하는 사람과 이를 기회라 생각하고 여기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 이 둘 사이에 누가 이기냐는 시간문제다. 세월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건 통제할 수 없는 공리기 때문에 그 위에 올라타서 놀이하면 무조건 이긴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에서 깃발을 꽂으려면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붙들고 있는 걸 잘해야 한다. 현재에 충실하면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동시에 세상 동향에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래야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있다. 붕새는 한 번에 만 리를 날지만, 그전까지 함부로 날개를 펼치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 유심히 보면서 지금 하는 걸 잘하자. 기회는 반드시 온다.